통합 검색

통합 검색

선생님은 잘 지낸다고 하는데, 친구가 없어 힘들다고 호소하는 아이.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 작성자 대상관계심리상담연구소
  • 조회수 85
2025-11-26 19:27:28

아래의 글은 대상관계심리상담연구소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업로드 된 글입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objectrelationsi/224080139960)

 

안녕하세요. 대상관계심리상담연구소입니다.

오늘은 아이를 걱정하는 어머니가 들려주신 사례로 마음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고민하시는 분의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 엄마입니다.

저희 부부가 늦은 나이에 결혼했기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모든 가족들이 기뻐했어요.

아이가 태어난 후 저는 직장도 그만두고 아이 양육에 전념했습니다.

가정에서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인지

집안에서는 활발하고 나무랄 것 없이 예쁘기만 한데,

학교생활에서는 아이가 뭔가 좀 불안한가.. 싶습니다.

아이는 학교에 다녀오면 '나는 친구가 없어'하며 시무룩하곤 해요.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선생님께 여쭤보면

학교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아이는 집에 와서 '학교 친구가 없다'라고 자꾸 호소하는 걸까요?

이대로 두어도 되는 것인지,

아이를 돕는 적절한 방법을 제가 모르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온 마음을 다해 키워오신 만큼,

작은 변화나 불안의 신호도 크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늘 예쁘고 활발한 모습인데,

학교에 다녀와서 "나는 친구가 없어"라는 말을 반복하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무거우실 거예요.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해도,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만큼 아이를 더 잘 도와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학교생활은 별문제 없이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아이가 '나는 친구가 없어'라고 호소하는 것의 차이는

[현실적 사실]의 문제와 [내적 심리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 사실 VS 내적 심리 경험의 차이

아이가 '실제로' 친구관계에서 소외되는 경험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내적 세계'에서는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불안은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지만,

이 문제를 반복적으로 호소한다는 점에서

관계 속에서 느끼는 아이의 불안이 내포된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아이의 불안은 뜻밖에도 엄마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물과 같습니다.

물이 있어야 싹이 트고 잎이 나듯이

사랑이 있어야 아이의 자기감도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거든요.

사랑이 부족하면 아이는 정서적 갈증을 느끼고 위축되며

'나는 소중하지 않다'는 자기감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주게 되면, 오히려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게 되는 것처럼

아이에게 주는 사랑도 너무 과하다면

그 사랑으로 인해 오히려 자기감이 불안정해지고 수동적이 되기 쉽습니다.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너무 과도하다면,

엄마가 주는 사랑과 만족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아이가 되고

그런 사랑이 사라질까 봐 불안해지는 심리구조가 아이의 내면에 형성될 수 있거든요.

이런 아이는 모든 사랑과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환경에서만 안심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 환경은 아이에게 상당한 심리적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집중되기를 원하는데

(마치 엄마가 자신만 바라보고 사랑해 주듯이요)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아이들과 얘기를 하거나 즐겁게 보내는 장면을 보면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을 경험하고, 이 때문에 불안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사랑의 양'보다는 '사랑의 방식'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1. 아이가 경험하는 불편한 감정을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여 보세요.

엄마가 아이에 대한 과도한 돌봄의 책임을 가지고 있을 때

아이의 작은 문제에도 '엄마인 내가 뭔가 잘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느끼기 쉬운데요.

이런 엄마의 태도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경험하고

그런 감정들을 다루는 힘을 키우는데 어려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발달적 측면에서 보자면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또래와의 경쟁, 거절이나 소외 같은 경험들을 통해서 [사회 속의 자기]를 알아가는 시기입니다.

경쟁을 통해 자기 능력의 한계와 가능성을 배우고

거절이나 소외의 경험 등을 통해 관계의 안정성을 시험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엄마가 너무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를 도우려고 한다면

아이는 '내가 힘들면 엄마가 바로 해결해 준다'를 학습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험들이 아이를 [수동적인 자기]의 위치에 머무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결과, 또래들이 경험을 통해 주도성과 좌절을 견디는 능력을 키워나갈 때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우리 아이는 무력감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엄마가 좀 느긋하게 '우리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고 애쓰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과

'우리 아이가 힘들어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 발전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길목에 들어서 있는 것입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의 발달과정을 지켜보세요.

"우리 아이가 지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구나!"

2. 아이의 감정에 반응해 주세요.

자녀가 아주 어릴 때는 '나와 엄마가 하나'인 듯

엄마 품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된다고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다면,

현재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는

'엄마랑 나는 다른 사람이구나!'를 알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나의 경험과 엄마의 경험이 다를 수 있고

나의 감정과 엄마의 감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면서도

엄마는 항상 '나에게 안전한 대상이야'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의 마음속에 [건강한 자기감]을 자리 잡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되

아이와 함께 불안해하지 않는 엄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의 불안을 즉각적으로 달래주기 위해서

"괜찮아", "걱정하지 마", "너 친구 많잖아" 등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반응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네 마음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구나"

"친구가 없는 것 같아서 마음이 외로운 거구나"

아이는 이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알아나가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탐색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러한 과정은 아이가 '내 불안을 표현해도 안전하구나'를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현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아이는 '자신의 마음속 세상'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내적 불안]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내적 세계에서 느끼는 경험과 외부 현실의 세계에서의 경험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아이의 심리적 성장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경험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화가 필요한 것이지요.

"네 마음속에선 혼자인 것 같을 때도 있었지만, 오늘같이 이야기 나눈 친구도 있었을 거야."

"오늘 친구랑 좋았던 일을 하나 말해볼래?"

이런 대화는 아이의 마음속에 불안도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괜찮은 일들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순서를 기억해 주세요.

첫째, 엄마가 먼저 긍정적인 마음의 태세를 갖춘 상태에서 시작할 것.

둘째, 아이의 감정에 반응해 주는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있어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부정적인 경험뿐 아니라 좋은 경험들도 있다는 것을 알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하는 사랑은

'엄마가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힘을 내도록 돕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든든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볼까요?

댓글 0

답글 보기
  • 답글
답글 쓰기